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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론토에서 뚜벅이로 살 때
    캐 나 다 이 민 생 활 2019. 5. 5. 13:32

     

    뚜벅이들에게 바치는 글
    토론토 길거리

    #0. 교통사고를 목격했다. 

    한 여자가 길에 쓰러져 있고 사람들이 웅성이고 있었다. 
    순간 누군가 소리를 질렀고, 
    한 사내는 머리를 감싸고 자리에 주저 앉았다. 
    오분 정도 후, 앰뷸런스와 경찰차가 와서 여자를 실어갔다......

    아마도 우린 교통사고 직후에 그곳을 지나가게 된 것 같다. 

    시간은 열한시 쯤, 밤은 이미 깊어 깜깜했고, 
    아마도 여자는 길을 건너는 중이었던 것 같다. 
    너무 놀라고 충격적이었던 장면....
    많이 다치지 않았기를... 간절히 기도할 뿐이었다.....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지만, 당연히 알아야 할 
    '캐나다에서 걷는 법'에 대해서 써보려고 한다. 

    #1. 기본적으로 인도에서는 우측통행을 해야 한다. 
    오른쪽으로 걸으시라는 말씀이다. 
    가운데나 왼쪽으로 걸어서는 안된다. 유모차를 끌거나 조깅을 할 때도 예외없다. 자신이 가는 길의 우측통행을 지켜서 
    마주쳐 오는 사람에게 방해가 되지 않도록 걷는 것이 기본이다. 
    학교에서도 몰에서도 어디서도 적용되는 우측통행이다.....
    물론 아무도 없는 거리라면 가운데로 걷든, 춤을 추며 걷든 자유겠지만.... 
    본인 외에 제 3자가 한 명이라도 있다면 우측으로 붙어 줘야 한다. 

    #2. 방어보행

    토론토에서 교통사고율의 1위는 '보행자사고'라는 걸 아시는 지.....
    차들끼리의 사고도 아니고, 오토바이 사고도, 자전거 사고도, 티티씨 사고도 아니다...
    걸어다니다가 교통사고 당해 죽는 사람이 가장 많다는 통계이다. 
    인도는 결코 안전한 곳이 아니다. 
    방금 언급한 교통사고통계에 의하면 오히려 아주 위험한 곳이 바로 인도이다. 
    그러므로 걸어다닐 때는 아무생각없이 이어폰을 꼽고 핸드폰을 들여다보고 있다면, 
    아마도 핸드폰을 보며 운전하는 것보다 더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지도 모르겠다. 
    온타리오에서는 보행자가 걸으면서 문자보내는 것을 금지하려는 법안을 발의하려고 한다고 한다. 
    보행자도 기본적으로 방어보행을 해야 한다. 
    운전할 때처럼 항상 주변을 의식하고, 신호를 읽고, 끊임없이 차들의 흐름을 감지하며, 자신의 안전을 살피며 걸어야 한다. 

    #2. 횡단보도를 건널 땐

    캐나다에는 일차선이나 이차선에는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가 많은 편이다. 
    신호등이 없는 대신 정지싸인이 많이 있어서 차들이 정지 싸인을 보면 삼초이상 정지한 후 주변을 확인 한 채 출발한다. 
    이 때 보행자라고 마구 건널 수 있는 건 아니다. 운전자와 눈을 마주치고 서로 싸인을 주고 받은 다음 건넌다. 
    운전자가 이미 정지 후 출발을 한 상태라면 건너지 말고 기다려서 차를 먼저 보내야 한다. 

    신호등이 있는 횡단보도를 건널 때도 비보호 좌회전이나 우회전을 하는 차들이 있으므로 
    신호가 켜졌다고 무턱대고 건너서는 절대 안된다. 
    양 옆을 살피고 비보호로 들어오는 차들까지 다 확인하면서 건너는게 좋다. 
    신호가 바뀌기 직전에 이미 사거리에 진입하여 들어오려는 차가 있었다면, 
    비록 횡단보도가 파란불이라도 차를 먼저 보내주는 것이 낫다. (보행자가 우선이라도 '무조건 우선'이라는 건 없다.. 상황에 따라 서로 양보하는게 안전상 낫다. )
    서로 횡단보도를 건널 때는 특히 더 핸드폰 보지말고 정신 차리고 좌우를 살피며 건너는게 좋다. 
    신호등이 몇 초 밖에 안남았다고 알려 줄 때는 본인이 홍콩무술의 달인이라 축지법을 쓰지 않는 한 무리하게 건너지 말자.... 
    몇 초 빨리 건너려다가 요단강 건넌다.....


    #3. 보행시 복장

    토론토는 겨울이 긴 곳이고, 
    해가 빨리지고 밤이 길다... 
    겨울에는 특별히 사람들이 거무죽죽한 옷들을 많이 입고, 밤이 길기 때문에 
    보행자들은 더욱 위험에 처하기 쉽다....
    실제로 밤에 운전을 하다보면, 어두운 색을 입고 걸어다니는 사람들은 잘 보이지가 않는다는걸 알 것이다. 
    어두운 복장으로 해 진 후에 돌아다니고 있다면, 스스로가 엄청나게 큰 위험에 처해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한국처럼 가로등이 엄청 많다거나, 네온싸인이 화려한 도시가 아니다. 
    저녁에는 대체로 길이 어두운 편이고 정말 딱 필요한 만큼의 조명량만 있는 정도이다. 
    낮에도 마찬가지겠지만 밤에 굳이 돌아다녀야 한다면, 흰색이나 운전자에게 눈에 띌 만한 튀는 색을 입어줘서 
    자신의 안전을 확보 해야 한다. 
    나같은 경우는 꼭 어두운 옷밖에 못 입었을 경우에는 큰 흰색가방이라도 둘러매서 '내가 지나가고 있소'라는걸 표시하려고 한다. 
    겨울옷이 거무죽죽한 것 밖에 없다면, 밝은 색의 모자나 스카프를 하는 것도 방법이겠다. 
    (비오거나 안개 낀 날도 마찬가지다. )

    (직접적인 원인이 아닐 수도 있지만, 내가 본 교통사고의 여자는 올블랙의 패션이었다........)



    #4. 눈신호 하기 

    보행자가 운전자와 눈을 마주치고 서로 신호를 보내는 것은  서로의 안전을 확인하기 위한 아주 흔하고 자연스러운 일이다. 
    '#2. 횡단보도를 건널 땐'에서도 언급했지만,  운전자와 서로 신호를 교환하는 중요한 수단이다. 
    내 갈길만 가느라 바빠하지 말고 서로의 상황을 읽어야 한다. 
    토론토는 차의 앞좌석은 틴팅하는 것이 불법이므로 웬만하면 운전자의 눈을 쉽게 볼 수 있다. 


    #5. 스트릿카타기

    스트릿카를 탈 때 특별히 조심해야 한다. 
    스트릿카는 차선의 안쪽에 있기 때문에 인도와 스트릿카 사이에 차도가 있다. 
    차들은 법적으로 스트릿카의 문이 열리면 서야 하지만, 어디나 그렇듯 안 지키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스트릿카가 섰다고 무작정 차도로 뛰어들었다가는 교통사고 당하기 십상이다. 
    항상 차가 오는 지 확인 하고, 문이 열리면 차도로 들어가 타는 것이 좋다. 
    스트릿카에서 내릴 때도 마찬가지이다. 
    문이 열렸다고 해도 항상 뒤에 차가 오는 지 확인 하고 내리지 않으면, 차는 고사하고 
    자전거에 치일 수도 있다. 
    늘 주변을 살피고 확인. 확인. 할 것.....



    유학생이든 이민자든 외국에 살면서 각자 힘든 점도 많을텐데, 
    다치지 않고, 안전하게 모두가 조심히 다녔으면 하는 마음에 
    길고 재미없지만, 뚜벅이들을 위한 포스팅을 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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