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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캐나다 토론토 이민] 소심쟁이(아싸)가 이민을 왔을 때
    캐 나 다 이 민 생 활 2019. 4. 24. 01:40

    이민에 적합한 성격이란 ?

     

    photo by bom-bee

    그렇다, 한마디로 말해 나는 '이민에 적합한 성격'이 아니되었다.

    나는 소심한 성격이었다.

     

    덜컥 겁이 나고, 가능한 모든 상황을 염려하고 미리 상상하여 재보는 그런 소심인.

    할까말까할까말까 고민하는 소심인.

    영어 한마디를 할려고 해도 머리속에서 모든 계산이 끝내야 내뱉을 수 있는 그런 소심인.

     

    작은 실수에도 크게 절망하고, 부끄러워하며, 이불킥을 하며,

    주목받기를 싫어하며,

    타인의 말과 시선이 두렵고,

    구석자리가 편하고,

    내일 일들이 무척이나 걱정되는

     

    소.심. 쟁.이

     

     

    이제와서 정확히 진단컨대

    나는

    이민에 적합한 성격이 아니되었다.

     

     

    요즘말로 '인싸'인 사람들이 말하자면 이민에 적합한 성격이다.

    자신의 영어능력과 상관없이 자신을 잘 어필하고, 문화차이와 상관없이 친화력과 사교성으로 외국인들과 쉬이 섞이는 성격, 

    나를 둘러싼 모든것을 1부터 100까지 새롭게 바꾸고, 빠르게 적응할수록 더 잘 살아남을 수 있는 이민이라는 것에 적합하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나는 '아싸'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민 12년차

    나의 성격은 바뀌었다.

     

    이민생활은 나의 성격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고,

    또한 나의 성격을 완전히 바꾸어야만 서바이벌같은 이민생활을 해나갈 수 있었다.

    이 과정은 천천히 하지만 생각보다 빠르게 이루어졌다.

     

     

    아직도 스스로를 '인싸'라고 부르기는 어렵지만,

    '중싸'정도는 되지 않았을까 싶다...

    여전히 어려운 것들도 많다. 모르는 사람들과 어울려 춤춰야 하는 파티는 여전히 내게 쥐약..

     

    하지만 이정도 많이 바뀌었다는게 스스로 놀랍다.

     

    혼자 있는게 편했던 나는 이제 사람만나는게 훨씬 즐겁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게 두려운 일이 아니라, 설레이는 일이 되었다.

    예전에는 말수없이 듣기만 했지만, 이제는 농담을 즐겨하는 수다쟁이가 되었고,

    누가다가오기 전에 먼저 다가가 편하게 친구가 될 줄 도 알게 되었다.

     

    예전의 나는 영어한마디 틀리면 집에 가서 수도없이 자책했었지만,

    이제는 틀리건 말건 영어농담까지 마구마구 까부린다.

    인터뷰가는 것이 밥도 못먹을 정도로 떨리던 때가 있었지만,

    이제는 인터뷰가서 내가 너무 편하게 굴었나 싶을 정도로 편한대화를 한다.

     

     

    이렇게 될 수 있었던 여러 이유들이 있었는데,

     

     

    첫번째로는 '많은 사람을 만나보기'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가능했던 것 같다.

    직업상 그동안 수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다양한 연령층의 다양한 직업을 가진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을 만났고,

    이를 통해 사람대하는 것에 무척 익숙해진 것 같다.

     

    그리고 두번째로는 '새로운 환경에 나를 던지기'

    안정되게 한 직장에서 쭉 일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직업문화에 계속 적응해야 했다.

    이에 따라 새로운 환경에 대한 또 변화에 대한 마음가짐과 태도도 배울 수 있었다.

     

    세번째로는 '관심'

    캐나다사회와 문화에 큰 관심이 있었다.

    무슨 옷을 입고, 무엇을 먹고, 무엇이 유행이고, 무슨 뉴스가 있는 지 모든 채널을 열어두고 관심을 두었다.

    생각보다 이민생활 하며 한국음식점만 가고, 한국프로그램만 보고, 한국뉴스만 보는 분들이 많다. 나도 그것을 이해하는데, 그건 그리움과 익숙함 때문이다.

    하지만 캐나다사회와 문화에 관심을 갖고 그것에 대해 잘 알 때, 캐나다사람들과 대화가 통하고 또 어디서 누굴만나도 이질적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동화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네번째로는 '사람에게 배우기'

    백인캐내디언들을 만나면서, 자신을 정말 사랑할 줄 알고, 남도 사랑할 줄 알고, 자신감이 넘치고, 문제가 생겼을 때 긍정적으로 잘 헤쳐나가는 지혜로운 여성들을 많이 만났다. 그런 사람들을 볼 때마다 자세히 관찰하고 배움의 기회로 삼았다. 그 사람의 좋은 성격이 내 성격이 되게 하기 위해 따라해보려고 했다.

     

    다섯번째로는 ' 객관적으로 나를 보기', '계속 부딪히기'

    나의 소심한 성격을 싫어하였다.

    고치고 싶었고, 마음에 들지 않았다.

    객관적으로 나의 어떤 점들이 고치고 싶은 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 지 생각했다.

    난 이래.. 난 원래 이러니까....라고 안주하지 않았다.

    물론 이 과정에서 나와 달리 '인싸'의 성격을 가진 남편의 도움이 컸다.

    불편한 모임이 있으면 한번은 가도 두번째는 가지 않았을 소심쟁이 성격인데, 불편해도 2번가고 3번가고 49번 불편해도 계속 가다보면 어느새 그 불편함은 50번째에는 이미 익숙함으로 인해 편함으로 변해 있는 걸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런 경험들이 쌓이자 큰 성취감을 느꼈다.

     

     

     

     

    이렇게 나의 성격은 차차 변했고,

    소심함은 대범함으로

    긴장함은 편안함으로

    지금도 여전히 변해가는 중이다.

     

    성격이 변해보니 무엇보다 좋은건 적극적인 태도와 말이 관계에 있어서 그리고 일에 있어서 좋은 것들로 파생되는 것을 발견한다는 것이다.

     

    이러지 말걸 그랬어~라고 후회하고 자책하던 시간들이 이제는 뒤끝이 없는 성격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좀더 생산적이고 발전적인것으로 내마음을 빨리 재조정할 수 있게 되었다.

     

    관계에서도 적극적인 면들이 큰 열매들을 맺고 있다.

     

    최근에는 친구가 플로리다로 초대를 해줘서 다녀왔다.

    친구가 초대해줘서 다녀온게 뭐 그리 대단하냐고 할 수 있겠지만,

    과거의 소심쟁이로서의 나는 이런저런 이유와 앞으로의 일을 고민하며 가지 못할 이유를 훨씬 많이 늘어놨을 것이다.

     

    그리고 나는 과감히 결정하고 적극적으로 행동한 결과로

    인생에서 잊지못할 추억을 쌓고 우정을 나누었다.

     

    새롭게 만나는 사람들도 정말 좋은 사람을 만나면, 내 인생에서 꼭 붙잡고 끝까지 가야지 라는 관계의 적극성이 생겼다.

     

    성격이 변하니 세상사는게 훨-씬 편하다.

    쓸데없는 일로 고민하고 감정낭비하는 시간이 아깝게 느껴진다.

     

    나 자신을 사랑하는데에도

    적극적인 성격이 훨씬 도움이 된다.

    소심쟁이있을 때에는 나자신에게 부정적인 말과 생각을 너무 많이 심어주었다.

    자책하고, 좌절하고, 후회하고, 두려워하고, 염려하고, 실망하고, 꼬깃꼬깃한 마음들이 있었다.

    나 자신을 스스로 물가에 내놓은 애취급을 하였다.

     

    하지만 이제는

    내자신을 멋지고 당당한 여인으로 대한다.

    자신감넘치고, 매너있게 남을 대하고, 쿨하고, 대범한 나라고 스스로 자랑스럽게 여긴다.

     

     

    타인의 시선에 상관없이

    내가 나다울 때 가장 나의 모습은 자신감 있고 멋지다.

     

    과거의 소심쟁이일 때의 나는

    타인의 시선에 말에 의견에 신경을 많이 썼기 때문에

    나를 방어하고자, 혹은 감추고자 그렇게도 애를 썼던것 같다. 그래서 점점 더 숨기만 했던것 같다.

     

     

    자기연민에서 벗어나야 한다.

    애정결핍과 피해망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내가 불쌍하다고? 내가 다독여주면 된다.

    애정이 필요하다고? 내가 나를 사랑해줘야 한다.

    피해자같다고? 나도 그 상처로 누군가에게 피해를 줬다.

    불편하다고? 다른 사람들도 나때문에 엄청 불편하다.

     

     

    나이가 들면서

    성숙할 수 있고, 변화할 수 있다는 것,

    조금이나마 아주 조금이나마 더 괜찮은 인간이 되어 갈 수 있다는 것에 나이들어가는 것이 좋다.

     

    그렇게

    소심쟁이였던 나는

    이민와서  적극적인 태도를 배웠고,

    그 태도가 또 많은 좋은 기회들을 이끌고 온다는 것을 배웠다.

     

    ..

    덧,

    소심쟁이가 이민을 오면

    익숙함이라고는 1도 없는 곳에서 더 소심해지기 마련이다.

    삶의 모든 자신감이 땅바닥에 곤두박질 치는 걸 느끼게 될 것이다.

     

    소심쟁이인 나를 둘러싼 친구들 가족들이 얼마나 큰 버팀목이었었는 지 느끼게 된다.

    대인기피증이나 우울증이 찾아올지도 모른다.

    이사회에서 과연 쓸모있는 인간으로 적응할 수 있을까 고뇌의 시간을 보낼지도 모른다.

    나의 이야기다.

     

    하지만 나같은 초소심쟁이도

    이 사회에서 적응하며 성격을 고치며 이민생활을 하고 있으니

    누구라도 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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